2024. 2. 26. 20:14ㆍ패션 탐색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1에 출연 후 탈락 - 다시 올스타전에 출연하여 최종 2등. 기자와 인터뷰하는 시간조차 아깝다고 하는, 언제나 노력하는 디자이너의 브랜드가 있다. 프랑스 파리 쇼룸에도 입점해 있는 로우클래식. 이명신은 클래식, 우아함을 미니멀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다른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1. 브랜드의 시작점 : 이유, 계기, 영감
이명신 대표는 언니가 조소를 했고, 오랫동안 그림을 그렸다. 그런 언니의 영향으로 미술을 하기 시작했는데 미술에 흥미는 있었지만 언니처럼 순수미술쪽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사람과 관련된 좀 더 현실감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창의성과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사람이 입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패션을 선택하게 됐다.
성인이 되어 인턴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대학시절 브랜드에 대해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깊은 대화를 나눴던 친구들과 합심해 2009년 6월 마침내 로우클래식을 정식으로 론칭했다.
이후에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1에 출연해 중도 탈락 한 후 올스타전에 다시 출연하여 최종 2등을 거머쥐었다. 시즌 1에 출연한 후 2~3년 동안 계속 컬렉션을 진행하며 쳇바퀴 도는 생활에 지쳐있는 중에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과 도전을 통해 열정을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올스타전에 다시 도전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이커머스로 고객에게 다가갔다. “디자이너는 자립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브랜드 론칭 단계에서 가장 먼저 이커머스에 중점을 뒀죠. 좋아하는 옷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바로 보여줄 수 있는 구조가 온라인이라고 생각했어요.”
2. 브랜드의 오리진(origin) : 물리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
밸런스(균형)가 제일 중요하다. 디자인은 모든게 선택이다. 옷감, 색감, 디자인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밸런스가 깨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아야 균형이 맞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면 선택이 어려워 균형이 깨진다. "이거할까? 저거할까? 결정못하겠어"가 아니라 나만의 취향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내 취향을 계속 고르다보면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저건 로우클래식 옷이다"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3. 제품의 기준 및 원칙(principle) :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경험이나 제품의 선정 기준
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디자인을 추구한다. 로우클래식의 2024 봄·여름 프레젠테이션은 동시대와 고전성, 일상과 초현실의 접점을 탐색해 온 브랜드의 세계를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관객과 모델의 경계가 모호한 인터렉티브 예술 전시 개념의 프레젠테이션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니멀하고 급진적인 시노그래피, 관객이 쇼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다양한 앵글에서 패션쇼를 관람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브랜드 미학과 디자인 철학을 담아낸 이번 SS24 컬렉션은 ‘현실성’과 ‘바디 컨셔스니스’의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에 따라 디자인된 몸에 핏한 컬렉션 피스와 여유로운 실루엣이 어우러져 더욱 모호하고 복잡한 버전의 로우클래식 페르소나를 자아낸다.
4. 제품의 원료나 소재 또는 제조 방법
로우클래식 의상은 모두 한국에서 제작된다. 로우클래식은 의상 디자인, 패턴 제작, 샘플링, 생산, 검품, 판매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러다 보니 의상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
“모든 의상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고 품질 관리도 직접 하고 있어요. 브랜드를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품질이 일관될 수 있었던 건 현재도 함께 일하고 있는 저희 직원 분들이 계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6년 넘게 일을 한 직원들이 대다수다 보니 로우클래식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부분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죠.”
그녀는 한국에서 원단도 직접 제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의상에 들어가는 그래픽 이미지도 소속 디자이너들이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브랜드가 속한 국가나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소재를 부각하거나, 옷을 생산하는 등 지역성을 강조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요. 한국 디자이너인 만큼 우리나라의 지역성을 보여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5. 브랜드 이름(Naming)의 의미
이명신 디자이너는 클래식한 것을 좋아한다. 클래식을 잃으면 재미없고, 클래식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한다. '로우'와 '클래식'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쉬운 단어로, 그녀는 이름 그대로 쉽게 느껴질 수 있는 브랜드명을 만들고 싶었다. 기본을 잃지 않는 가벼운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며, 여기에 유머와 개성을 담는다.
6. 브랜드 심볼 로고 또는 로고의 의미
개인적인 생각으로 LOW "낮은", "아랫부분의" 사전적인 뜻에 머물지 않고 기본 중에 기본을 중시하는 브랜드라는 의미로 LOW 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 그래서 로고 또한 단순 명료하다.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했던 조열음 디자이너의 2019년 12월에 진행한 로고 리뉴얼에 대한 인터뷰와 이미지를 보면 디자이너 개인으로서 또 브랜드의 디자이너로서 깊이 고민 했음을 알 수 있다.
"14SS로고보다는 단순해야 하고, 17FW로고보다는 디테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방향성을 가지고 작업에 착수했어요. 이런 의견을 고려해서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구조적인 형태를 사용하되, 클래식한 톤의 로고를 만들고자 했어요. 로우클래식의 L과 C를 활용해서 표현한 작업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맥락을 이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예 모노그램으로 디자인해야겠다고 결정한 뒤, L과 C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스케치했어요. 처음에는 로우(LOW)의 W도 활용하는 방식의 스케치도 했었는데, 내부 회의를 통해 LC 정도만 활용하자는 방향으로 단순화되었고요. 그 후로는 ‘세리프를 네모나게 할까?’, ‘두께를 얼마나 줄까?’ 같은 식으로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생각했어요. 패션 브랜드이다 보니 로고를 자수로 표현했을 때 디테일이 잘 나오는지가 중요했어요. 그래서 자수로 테스트를 많이 했고, 자수로 표현했을 때 가장 브랜드의 무드를 잘 보여주는 시안이 최종으로 결정되었죠."
7. 브랜드가 주고자 하는 경험
이명신 디자이너는 로우클래식도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할 수 있지 않을까 늘 고민한다. 세 가지 시점을 고려하면 결정도 신속히 내릴 수 있으니까. 뭘 하느냐보다는 스스로 뭘 원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일하다 보니 그 속도를 찾을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속도 말이다. 이 정도 속도라면 평생 지치지 않을 수 있다. 디자이너가 제일 힘들 때는 브랜드 운영이 잘되지 않을 때가 아니다. 자신을 포기할 때가 제일 큰 위기다. 우리나라 고객은 아주 똑똑하고 쇼핑도 좋아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한다. 자신만 포기하지 않고 성취 속도에 너무 매달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속도대로 성공할 수 있다.
8. 브랜드의 목표, 지향점, 미션, 비전
“럭셔리 브랜드는 올바른 공정 과정을 통해 의상을 생산하고 그 가치가 옳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와 공유할 때 비로소 럭셔리라는 콘셉트를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소재, 좋은 품질의 옷을 제공하지만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균형을 이뤄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9. 브랜드의 현재
24SS 여전히 심플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미학에 기반한 레디 투 웨어를 선보인다. 이명신은 클래식, 우아함을 미니멀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다른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실용성과 더불어 옷의 핏과 품질에 초점을 둔 로우클래식은 고품질 코튼과 부드러운 가죽을 활용한 플리츠 팬츠와 트렌치코트, 오버사이즈 블레이저를 선보인다. 카고 팬츠와 미디스커트, 버튼업 셔츠는 오버사이즈 포켓과 탈착식 벨트 등의 디테일로 개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활용도를 높였다. 엄격한 절제와 아름다움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로우클래식의 컬렉션을 살펴보자.
※ 참고
프랑스 파리 쇼룸에 입점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로우클래식’ - 머니S (moneys.co.kr)
[인터뷰] 마음을 읽고 그리는 디자이너 이명신 < e사람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이뉴스투데이 (enewstoday.co.kr)
[페디소 인사이드 03] 조열음 디자이너 〈로우클래식 아이덴티티〉 프로젝트 인터뷰 (oopy.io)
동시대와 고전성의 접점 담아낸 컬렉션 (heypop.kr)
'패션 탐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벤처 브랜드 신화 '던스트' (5) | 2024.12.06 |
---|---|
‘현 시점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 세터(SATUR) (61) | 2024.11.29 |
렉토 '패션계의 초신성, 전세계 강타' (0) | 2024.02.22 |
지포어 '매출 신화' (1) | 2024.02.20 |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폭풍 성장' (0) | 2024.02.18 |